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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육아

[출산후기] 속골반 좁은 산모 | 코로나 확진 출산 | 광주 w여성병원 제왕절개 후기

 

 

 

임신하는 동안 이벤트가 많아서 미루고 미루었던 임신일기들을 다 제쳐두고

출산후기는 꼭 남기고 싶어서 글을 남기네요

 

 

 

 

 

1. 제왕절개를 결심한 이유

우선 첫 출산이기도 했던 저는 자연분만을 원했어요. 그래서 산책, 짐볼운동, 계단타기를 38주부터 꾸준히 해왔는데

37주차부터 원장님이 속골반이 너무 좁다고 난산에 결국 제왕절개할 케이스일 거 같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37주차 1일 2.5kg / 38주차 1일 2.7kg/ 39주차 1일 3.2kg

매주 원장님은 자연분만 어려울 거 같다며 이야기하셨고,

39주차 병원에 갔을 때도 자연진통오지 않는 한 유도분만은 안 잡아주시고

40주차까지 기다리다가 유도를 잡아주신다 하더라구요..

 

솔직히 저는 38주차에 이슬이 비췄지만 가진통만 8분간격으로 오고,

생리통 정도의 아픔이라 24시간 응급분만실 갈 정도는 아니였어요.

자연진통을 계속 기다렸지만 아기가 내려올 생각도 안하고, 자궁문도 안열리고,

속골반도 너무 좁다고만 하셔서 속상해하며 병원을 나왔어요.

막달이라 골반, 허리, 다리, 발 등 몸 안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진통이 와도 자연분만할 체력도 없을 것 같고

속골반 좁은 산모들 후기를 열심히 뒤져보고 결국 전화로 급하게 제왕절개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2. 입원날 알게 된 코로나 확진 소식

광주 W여성병원은 수술 전날 오전에 코로나 검사를 하고(검사비용 4천원), 오후 7~8시에 입원을 합니다.

아침에 검사하고 오후 8시에 입원하러 갔는데.. 저만 코로나 확진이 됐습니다. (남편은 음성)

열, 콧물, 기침도 없는데.. 심지어 3차 접종까지 맞춘 임산부인데.. 간호사선생님이 코로나 확진을 말씀해주시는데 눈물이 날 거 같더라구요..

 

제가 37주차에 백일해를 맞았고 그 때 감기처럼 몸이 안좋았는데 아마 그게 코로나 증상이였던 거 같아요.

남편이랑 같이 감기같이 앓았고 둘이 집에서 자가키트를 3일이나 했는데 안나와서 PCR검사 못했거든요.

그때 자가키트로 나왔더라면 병원에서 격리할 일 없었을 거고 아기도 바로 볼 수 있었을 텐데

이 글을 쓰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아직 아기를 보지 못했어요..

 

못봐서 속상하지만 그래도 백신을 맞지 못한 산모들도 많고 아기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니깐요!

다른 수술환자들과 격리하기 위해 오전수술이 오후 제일 마지막 타임으로 밀려 금식도 길게 해야할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새벽 1시에 진진통이 왔습니다.

 

 

여태까지 느꼈던 아픔과 너무나도 달라 바로 남편한테 간호사실에 전화해달라 했고

이때까지도 남편은 가진통이라 생각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진진통인지 확인을 1시간 넘게 하고 그제서야 수술방 준비하느라 1시간 더 기다려서 3시쯤 수술실에 들어간 거 같아요.

그렇게 이든이는 3시 29분에 3.34kg, 39주 3일만에 태어났습니다.

 

회복실에서 1시간동안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대기했다가 5시에 입원실로 다시 왔습니다.

이든이는 다행히 음성이었어요!

코로나 확진으로 7박 8일 입원실 격리해야 했고,

이후 추가적으로 3박 4일 입원실에서 조리원 비용을 내고 제 컨디션을 지켜보자 하셨어요.

스탠다드 가격에서 만원을 빼주신다고..

최대한 입원실에만 있어야 해서 마시지도 못 받고 9층 시설도 아직 못가봤습니다.. ㅎㅎ 옮기고 나서 이용 많이 해야죠.

그래도 병원에서 저와 이든이를 받아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3. 수술 끝나고 12시간 넘게 끊어져 있던 무통주사

새벽 6시쯤 잠도 못잘 정도로 너무 아파서 정신없는데 등에 얇은 줄같은게 있더라구요..

근데 잠은 오고 그래서 그냥 냅두고 거즘 한시간 간격으로 간호사 선생님들이 확인하러 병실에 오십니다.

코로나 확진으로 오실 때마다 방호복 입고 오시는데 정말 죄송했어요..

아무튼 정신 좀 차리고 오후 6시쯤 간호사 선생님께 물어봤어요 이 얇은 줄 뭐냐고..

근데 무통줄이 끊어져 있었어요.. 침대가 축축했는데 저는 제 땀인줄 알았죠..

너무아파서 식은 땀 흘리나 했는데.. 도대체 언제 어디서 끊어진건지 무통 거즘 1/4밖에 남지 않았는데 12시간 동안 그냥 페인버스터 하나로 버티고 있었던 거죠..

그래도 제왕절개 아픔보다 2시간 맛보기 진진통이 더 아팠습니다.

무통이 제대로 들어갔더라면 덜 아팠을텐데.. 속상해요..

진진통 왔을 때 자궁문도 빠르게 열리고 허리랑 배가 동시에 아파서 정말 그때의 아픔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다른 산모님들은 절대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저리 탈도 많았던 제 출산이야기는 여기까지..

 

 

 

 

4. 광주 W여성병원 출산 후기

 

우선 입원실은 1인실(14만원~), 2인실(4만원), 4인실(무료)있습니다.

저는 격리대상이라 무조건 1인실!! 보호자랑 같이 있으려면 1인실 써야한다고 합니다.

1인실은 퀸침대, 의료용 침대로 나뉘고 수많은 제왕절개 후기를 읽은 저는 당연히 의료용 침대를 선택했습니다.

정말 딱딱하지만 수술하고 3일동안은 의료용 침대없이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두번, 세번 꼭 고민하셔서 침대 선택하세요!)

보호자 덮개이불, 베개 하나 있어서 깔 이불을 따로 챙겨왔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말 깔끔하고 좋았어요.

공기압 마사지기기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 확진 환자라서 그것까지 소독하시려면 번거로울 것 같아 요청 안했습니다.

1인실 화장실과 내부 사진입니다.

 

 

그리고 시작된 미역국 지옥.. ㅎ

미역국을 평상시에 정말 좋아하는데 정말 아기 생각하며 참고 먹고 있습니다.. 한번씩 특식 나오면 신나서 먹었습니다.

식사는 아침 8시, 간식10시, 점심 12시, 간식 3시, 저녁 5시, 야식 8시 30분 입니다.

간식은 죽이 많이 나오고 샐러드, 빵, 떡 다양하게 나왔어요.

제 입맛으로는 다 맛있었어요. 병원 밥치고 간이 약하지도 않고 특히 밥이 된밥이라 저는 정말 좋았어요. 밥이 꿀맛입니다.

 

 

 

 

 

 

저는 시설도 정말 좋았지만 더 좋았던 건 여기 계신 원장님들, 간호사쌤들, 이모님들이였던 거 같아요.

코로나 확진에다가 급하게 새벽에 수술하는 대도 수술방에 계신 간호사쌤들 다 친절하셨고 수술끝나고 1시간 간격으로 방호복 입고 들어오시는 간호사쌤들도 친절하셨어요.

아무래도 코로나확진 환자라 원장님을 격리 끝나는 날 만났는데 실밥풀어주시면서 건내주시는 말들이 정말 친절하셨어요.

(회복실에서 바들바들떨고 있던 저에게 따뜻하게 계속 말 건내주신 간호사선생님 정말 감사했어요..ㅠ)

또 격리끝나고 청소해주시는 이모님들, 배식해주시는 이모님들도 친절친절..

입원해 있으면서 친절하고 좋은 분들한테 좋은 기운과 제대로 된 서비스 받고 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둘째를 출산한다면 다시 광주w여성병원을 찾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코로나 확진 산모 제왕절개 후기였습니다.